강아지 외이염, 감염과 과증식의 구분이 중요합니다. –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이유

2026-07-02

반려견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내외 자료들을 살펴보면, 그 답은 바로 피부질환과 귀 질환입니다.

미국수의병원협회(AAHA)가 2024년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2023년 4월 Nationwide 보험청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강아지가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는 피부 알레르기였으며, 그 다음은 외이염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있습니다. 농촌진흥청(국립축산과학원)이 전주 11개 동물병원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예방접종 등 예방의학을 제외하고 가장 흔한 내원 사유는 피부염·습진(6.4%), 그 뒤를 이어 외이염(6.3%)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즉, 국경을 막론하고 반려견에서 피부와 귀 질환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문제이며, 특히 외이염은 보호자와 수의사가 모두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외이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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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이염은 귀의 바깥 부분(외이)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귀는 크게 외이, 중이, 내이로 나뉘는데, 외이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귓바퀴와 귓구멍(외이도)에 해당합니다. 개는 사람과 달리 외이도가 L자 모양으로 꺾여 있어 수직이도와 수평이도로 나뉘는데, 이 때문에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사람보다 외이염이 생기기 쉽습니다. 게다가 귀 속에 털이 많거나, 귀가 덮여 있거나, 태생적으로 이도 내 기름샘(ceruminous gland)이 발달한 경우라면 외이염 발생 위험은 더욱 높아집니다.

외이염에 걸리면 귀가 붉어지고, 귀지가 많아지고, 냄새가 나며, 강아지가 귀를 긁거나 머리를 흔드는 행동을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강아지의 외이염은 재발이 잦고 만성화되기 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세균 감염 때문이 아니라, 알레르기나 아토피 같은 기저 피부질환이 배경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감염(infection) vs 과증식(overgrowth)”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귀에서 세균이나 효모균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 감염(infection)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감염과 과증식(overgrowth)을 구분해야 합니다.

  • 과증식(overgrowth) :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으로 인해 귀 속이 습하고 따뜻해지면 배양기와 같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그 결과 상재하고 있던 균의 숫자가 과도하게 늘어나게 되는데, 이 경우 균은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이기 때문에 세척과 염증 조절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 감염(infection) : 반면, 녹농균(Pseudomonas) 같은 균이 실제로 조직을 침범하여 염증세포(특히 호중구)가 동반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진짜 ‘감염’이므로 항생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균이 보였다고 무조건 항생제를 쓰는 게 아니라, 과증식인지 감염인지 구별하는 것이 치료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 없이도 호전될 수 있는 경우”

외이염의 상당수는 알레르기 배경에서 발생합니다. 귀를 잘 세척하고 염증만 조절해 주면 외이도 환경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균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즉, 과증식인 경우에는 항생제나 항진균제가 없어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이 접근은 불필요한 항균제 사용을 줄여주어, 장기적으로 반려견 건강과 항생제 내성 문제 예방에도 중요합니다.

 

 

 

연구로 입증된 치료 원리

최근 국제 학술지 Veterinary Dermatology 에 실린 대규모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Hydrocortisone aceponate(HCA) 단일 성분의 외용제를 항생제·항진균제가 포함된 기존 제품과 직접 비교했습니다.

  • 연구 대상 : 홍반-이구성 외이염 (Erythemato-ceruminous otitis externa, ECOE) 개 201마리
  • 치료 방법 : 7-14일간 HCA 단독 vs 기존 복합제(스테로이드+항생제+항진균제)
  • 결과 :

– 두 그룹 모두 빠른 호전을 보였음

– 14일째에는 90% 이상의 개에서 좋은 반응

– 세균이나 효모균이 있었어도 효과는 동등

– 안전성도 매우 높아,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음

결론적으로 HCA 단독제만으로도 외이염 치료에 충분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한다는 결과였습니다.

같은 학술지에 실린 또다른 연구에서는 HCA 단독 제제의 장기 사용 효과를 분석하였습니다.

  • 연구 대상 : 만성 혹은 재발성 외이염을 가진 63마리의 개, 총 115개의 귀
  • 치료 방법 : HCA 단독 제제를 장기간 사용 (평균 추적기간 약 6개월)
  • 결과 :

– 79%의 귀에서 재발이 전혀 관찰되지 않음

– 재발이 발생한 일부 사례도 대부분은 치료를 중단한 이후에 나타남

– 최근에 세균성 외이염을 앓았던 경우 재발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았음

– 장기간 사용에도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음

결론적으로 HCA 단독 제제는 만성·재발성 외이염 관리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장기 관리 옵션으로, 재발 방지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피부과 수의사의 시선

외이염 치료의 핵심은 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을 바로잡아 주는 것입니다. 균은 늘 귀 안에 살고 있고, 알레르기 때문에 환경이 변하면 늘어날 뿐입니다. 그런 경우 항생제 대신 염증만 조절해 주는 치료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 이것이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며 보호자와 수의사가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 원리를 실제로 적용한 귀 전용 외용제 Cortotic®이 곧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면서도, 강아지 외이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더베이스 동물피부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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