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와 사이클로스포린 /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피부과 전공 수의사 박진오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사이클로스포린을 장기복용할 경우 주의해야 할 점과 정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 바 있습니다.
사이클로스포린은 중증의 알레르기성 피부염이나 면역매개성 피부질환이 있을 때 처방이 되는 약인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비슷한 듯 다른 스테로이드와 사이클로스포린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소양감(가려움증)과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
반려견과 반려묘가 피부를 심하게 가려워 해서 동물병원에서 피부과 진료를 받으면 스테로이드 또는 사이클로스포린을 처방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가지 약물 모두 소양감과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작용하는 방식과 부작용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약물의 작용원리
“스테로이드 : 전방위적인 강력한 소방관”
annals.org
- 스테로이드는 염증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면역세포(호산구, T 세포, 비만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에 작용합니다.
- 뿐만 아니라 상피세포, 혈관 내피세포, 점액선, 기도 평활근 등에도 광범위하게 작용합니다.
즉, 염증 반응 전체를 전방위적으로 빠르게 억제합니다. 따라서,
- 효과가 매우 빠르며 보통 하루 이틀 이내에 소양감이 줄어듭니다.
- 작용범위가 넓은 만큼 부작용도 여러 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이클로스포린 : T cell 중심의 정교한 조절”
Flores C, Fouquet G, Moura IC, Maciel TT and Hermine O (2019) Lessons to Learn From Low-Dose Cyclosporin-A: A New Approach for Unexpected Clinical Applications. Front. Immunol. 10:588. doi: 10.3389/fimmu.2019.00588
- 사이클로스포린은 염증을 일으키는 T 세포에 가장 특이적으로 작용합니다.
- T 세포 내 칼시뉴린을 억제하여 IL-2라는 신호전달물질의 전사를 차단합니다.
- IL-2가 줄어들면 T 세포의 증식과 활성화가 억제됩니다.
즉, 스테로이드보다 영향을 미치는 세포의 범위가 좁지만, 표적이 명확한 면역조절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2-4주 정도의 loading time이 필요합니다.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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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용범위 |
거의 모든 염증세포 많은 구조세포 |
주로 T 세포 중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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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set time |
빠름 (1-2일) |
느림 (2-4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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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term safety |
부작용 위험성 높음 |
상대적으로 안전성 우수 |
“최근 등장한 새로운 약들”
최근 몇 년 사이 아포퀠(Apoquel; Oclacitinib), 사이토포인트(Cytopoint; Lokivetmab) 등 새로운 아토피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사이클로스포린의 처방 빈도는 예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이클로스포린은 여전히 꼭 필요한 중요한 약제입니다.
중증의 만성화된 아토피 피부염에서는 사이클로스포린이 여전히 독보적인 역할을 합니다.
- 아포퀠이나 사이토포인트는 특정한 신호전달물질(cytokine) 또는 수용기(receptor)를 억제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사이클로스포린은 알레르기 반응에 핵심적인 T 세포 자체를 억제합니다.
- 중증의 염증이 오래된 경우, 신호전달물질 또는 수용기를 차단하는 정도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쓸 수 없고 아포퀠 및 사이토포인트로는 컨트롤이 어려울 때 사이클로스포린은 그 중간을 메꿔줄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가 됩니다.
정리하자면,
사이클로스포린은 여전히 심한 아토피, 만성적인 염증을 가진 환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약물입니다. 오늘 포스팅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의 치료는 단순히 약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경과를 세심하게 고려해 조정해 나가는 고도의 전문적인 과정입니다. 인터넷이나 비전문가의 추천으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수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관리 아래에서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