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퀠(Apoquel, Oclacitinib)과 종양 간의 연관성
안녕하세요, 피부과 전공 수의사 박진오입니다.
아포퀠(Apoquel, Oclacitinib)이 국내에 출시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2013년 미국 FDA 승인, 2017년 국내 출시) 이제는 임상 현장에서 아포퀠이 없으면 알레르기성 피부염 진료를 제대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자리를 잡았지요.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아포퀠이 없던 시절, 선배 수의사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아토피를 관리하셨을까?’
존경스럽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포퀠을 처음으로 처방받거나, 혹은 수년간 복용 중인 보호자 분들 중에서도 이렇게 질문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십니다.
“아포퀠이 종양을 유발한다던데, 정말 계속 먹여도 괜찮을까요?”
오늘은 이 궁금증에 대해 과학적인 논문을 바탕으로 최대한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아포퀠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나요?”
아포퀠(Apoquel, 성분명 : 오클라시티닙)은 JAK/STAT 경로를 억제하는 약입니다. 이 경로는 IL-31을 포함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신호전달을 차단해 가려움증을 빠르게 억제합니다. 하지만 이 경로는 단순히 소양감 뿐만 아니라, 조혈작용, 염증반응, 면역조절 등 전반적인 면역기능에도 관여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면역계를 건드는 약이라면 종양이 더 잘 생기거나, 이미 있는 종양이 더 빨리 자라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어 왔습니다.
“실제로 종양이 생긴 사례가 있나요?”
한 연구에서는 한 저자가 “오클라시티닙을 복용한 어린 개 여러 마리에서 빠르게 자라는 조직구종이 생겼다” 는 개인적인 임상 경험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Marsella, R., K. Doerr, A. Gonzales, W. Rosenkrantz, J. Schissler, and A. White. 2023. “Oclacitinib 10 Years Later: Lessons Learned and Directions for the Future.” 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261, no. S1: S36–S47.)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오클라시티닙을 복용한 283마리 중 3.9%에서 조직구종이 발생했다” 고 보고했습니다. (Cosgrove, S. B., J. A. Wren, D. M. Cleaver, et al. 2013b. “A Blinded, Randomized, Placebo- Controlled Trial of the Efficacy and Safety of the Janus Kinase Inhibitor Oclacitinib (Apoquel(R)) in Client- Owned Dogs With Atopic Dermatitis.” Veterinary Dermatology 24, no. 6: 587–597.)
하지만 이들 연구에서도 오클라시티닙이 원인이라는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통계적으로는 어떨까요?”
2020년, 미국의 연구팀은 총 660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Lancellotti, B. A., J. C. Angus, H. D. Edginton, and W. S. Rosenkrantz. 2020. “Age- and Breed- Matched Retrospective Cohort Study of Malignancies and Benign Skin Masses in 660 Dogs With Allergic Dermatitis Treated Long- Term With Versus Without Oclacitinib.” 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257, no. 5: 507–516.)
- 실험군 : 6개월 이상 오클라시티닙을 복용한 개
- 대조군 :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 면역요법, 항히스타민 등 다른 전신 치료를 받은 개
- 두 그룹 모두 연령, 품종 등을 일치시켜 비교
- 비교 항목 : 전체 종괴 (masses) 및 악성종양 (malignancies) 발생률
그 결과, 전체 종양 발생률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에서 조직구종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별도 분석이 이루어졌는데요, (일부 임상 현장에서 조직구종이 상대적으로 자주 보고되고, 수의사들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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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조직구종 발생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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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시티닙 투여군 (n = 340) |
5.6% (19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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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군 (n = 320) |
4.4% (14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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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 유의성 |
p = 0.4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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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위험도 |
1.3 (95% CI, 0.7-2.5) |
결론적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고, 전체 종양 발생률 (비만세포종, 조직구종 등 포함) 또한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습니다. 특히 이 연구는 실제 임상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현실적인 안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습니다.
즉, 현재까지의 연구와 사용경험을 종합할 때, 오클라시티닙이 종양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으며, 수개월-수년 단위의 복용은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클라시티닙은 JAK1 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JAK1은 가려움과 염증 반응을 매개하는 다양한 사이토카인 수용체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함으로써 소양감과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합니다.
반면, 조혈작용(혈액세포 생성)이나 면역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JAK2, JAK3 및 TYK2 등의 경로는 상대적으로 억제하지 않기 때문에, 정해진 용량 (예 : SID 이하)으로 투약 시 전신 면역 억제나 조혈 억제 등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 FDA는 어떻게 안내하고 있나요?”
미국 FDA는 2020년에 아포퀠 제품 라벨을 업데이트하면서 종양 관련 경고 문구를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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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
2013년 초기 라벨 |
2020년 최신 라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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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Warnin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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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문구 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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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후 경험 (Post-Approval Experie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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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는 ‘보고 사례가 있었다’는 의미이지, ‘아포퀠이 종양을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미국 FDA는 단지 정보 제공의 차원에서 이를 명시한 것입니다.
피부과 수의사의 시선

아포퀠은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는 장기 복용에도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는 약물입니다. 일부 양성종양에 대한 보고 사례는 있으나 관찰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도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대부분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관리 방법을 보호자 분들께 권장드리고 있습니다.
- 최소한의 용량으로 증상이 조절되는 수준까지 감량합니다.
- 정기적인 건강검진 (혈액검사, 영상검사 등) 을 통해 전신 상태를 체크합니다.
- 혹이 만져지거나 피부에 변화가 생기면, 단순히 약 때문이라 단정하지 말고 세침흡인검사(FNA)나 조직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습니다.
- 과거 종양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개별 상황에 따라 Cytopoint 등의 대체 치료제와 병용 또는 전환을 고려합니다.
아포퀠은 빠르게 가려움을 완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입니다. 보호자 분들께서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반려견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