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도 지지부진하던 안검염, 2주간의 정밀 식단 처방으로 반전시킨 기록

2026-07-03

안녕하세요, 피부과 수의사 박진오입니다.

오늘은 수의사들에게도 참 까다롭고 고민스러운 질환

“면역매개성 안검염” 사례를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이 병은 눈 주위에 증상이 나타나다 보니 안과 질환으로 보이지만,

사실 면역 체계 전반의 문제인 경우가 많아

안과와 피부과 사이 그 어딘가에 위치한 참 어려운 영역입니다.

저 역시 진료실에서 이런 환자를 마주하면 긴장부터 하게 되는,

소위 ‘난이도 최상’의 케이스이기도 하죠.

 

 

“8살의 말티즈 라떼(가명)의 이야기 – 피부와 장이 동시에 보내는 신호”

사료 변경 Before & After : 눈꺼풀 주위 염증, 붉어짐, 눈물 개선됨

 

 

라떼는 유기견 출신으로, 입양 초기부터 소화기 상태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영양 흡수율 자체가 낮아 보였고, 식분증(대변을 스스로 먹는 습관) 증상도 있었습니다.

보호자 분께서는 그동안 피부보다는 ‘변 상태’ 위주로 라떼를 케어해 오셨습니다.

※ 독특한 식이반응

  • 생당근은 설사를 하지만, 삶은 당근은 괜찮음
  • 단호박은 삶아서 먹어도 설사를 유발함
  • 소고기 안심은 처음 이틀 정도는 괜찮다가, 급여 3일째부터 변이 물러짐
  • 닭고기, 건조 홍합, 익힌 연어에는 비교적 안정적임

 

 

 

 

“피부를 통해서도 계속해서 보내왔던 신호”

라떼는 과거 무균성 결절성 지방층염(Sterile Nodular Panniculitis)을 앓은 적이 있었고,

내원 당시에는 눈 주위가 심하게 붓고 짓무르는 면역매개성 안검염으로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눈의 문제만으로 보기에는,

과거의 피부 병력과 평소의 소화기 증상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면역 과민 반응)로 묶여 있을 수 있다.

라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왜 기존 사료로는 부족했을까?

라떼는 기존에 장 건강을 위해 ‘힐스 바이옴’ 사료를 먹고 있었습니다.

(기존 사료 성분 : 닭고기, 보리, 쌀, 옥수수, 귀리, 피칸, 닭간, 돼지간 등…)

장 건강에는 도움이 되는 훌륭한 사료지만, 라떼처럼 면역 체계가 예민해진 환자에게는 너무 많은 종류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원이 오히려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식이 민감도가 극도로 높은 환자들은

시중의 일반적인 ‘저알러지 사료’나 ‘가수분해 사료’라는 이름만으로는 컨트롤이 어렵습니다.

  • 어떤 성분을 가수분해했는지?
  • 주원료 외에 향료나 보존제 등 다른 트리거는 없는지?

이 모든 것을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라떼의 경우, 비건 사료도 고려 대상이었으나 야채에 대한 소화율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여

생선/해산물 베이스의 특수 가수분해 사료로 최종 처방했습니다.

가수분해 대구 단백질과 함께, 비교적 과민반응 유발 가능성이 낮은 쌀을 탄수화물원으로 사용한 사료

 

 

 

“식단 변경 그후, 편안해진 눈매와 건강한 변”

사료를 변경하고 2주 뒤, 라떼의 모습은 몰라보게 편안해졌습니다.

지속되던 무른 변 증상이 개선되었고,

무엇보다 약물에만 의존하던 눈 주위의 안검염 병변이

큰 악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꽤 높게 유지하던 약 용량도 서서히 줄여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부과 수의사의 시선

“섬세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사실 이 질환은 안과와 피부과 중 어디가 정답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안과적인 관리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지만, 만약 치료가 정체되어 있다면,

시야를 넓혀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식이’의 영역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게 사료 때문이다.” 라는 극단적인 결론은 위험합니다.

사료 변경은 항상 리스크가 따르는 만큼,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수의사와 상담하여

체질에 맞는 정밀한 사료 처방을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더베이스 동물피부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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